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한국부동산원의 13일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와 함께 서울 송파구의 외지인 거래가 한 달 사이 2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의 외지인 아파트매매거래건수는 올해 1월 43건에서 2월 92건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외지인 매수자의 비중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거래량 급증 속에서도 서울 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존재감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외지인 거래의 비중은 21.88%에서 23.65%로 상승했다. 실거래 의무가 해제되고 갭투자가 가능해지면 지방 등 외지인 거래 또한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거래가 활성화되며 가격은 자연스레 상승했다. 토허재 해제 후 잠실을 대표하는 아파트단지들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국평(전용84㎡) 가격은 지난 2월17일 31억원(리센츠, 5층)을 기록하며 ‘30억’ 돌파 사례가 10건 가까이 발생했다. 이후 3월 1일에는 리센츠 28층이 31억9000만원, 8일에는 잠실엘스가 30억5000만원(22층)에 각각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토허제 재지정 직전인 3월 22일에도 리센츠에서는 30억3000만원(18층), 31억2500만원(7층)에 새주인을 만났다.
눈길을 끄는 건 송파구의 2월 외지인의 거래 비중은 오히려 1년 전 동월에 비해 5%가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늘어난 거래량의 혜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본 사람들은 서울 내 수요자들이라는 의미다. 송파구 아파트를 매매한 외지인 비중은 1년 전인 지난해 1월 23.27%(43건/184건), 2월이 28.82%(49건/170건)에 대비 올해 1월 21.8%, 2월 23.65%로 각각 줄었다. 이 같은 특징은 서초구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각각 21.18%(18건/85건), 33%(33건/100건)였던 외지인 비중은 올해 1~2월 17.12%, 25.8%로 떨어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토허제 해제 후 국평 기준(전용84㎡) 실거래가가 약30억원을 초과한 사례가 다수 나온 만큼 잠실 지역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일 기준 송파구는 3월 4주차에 하락(0.03%p)한 이후 2주 연속(0.28%p, 0.16%p)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내에서도 잠실 진입을 꿈꾸는 대기 수요자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기 때문에 강화된 자금출처 조사 등에 대한 부담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기존 서울 내 수요가 거래량 증가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부동산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의미”라며 “토허제 해제 시점이나 재지정 후에도 실수요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