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6억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금지한 ‘6.27 대출규제’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달 서울 상위 20%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평균 32억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발표된 KB부동산의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7월(14일 기준) 서울 상위20%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역대 최고치인 사상 첫 31억원을 넘어섰지만, 한 달만에 또 32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KB부동산은 240개 시·군·구 6만2220가구를 표본으로 삼아 조사한다. 특히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의 경우,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가 뿐 아니라 계약서를 썼으나 미신고된 거래가나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호가에 대해서도 KB부동산 등록 중개업소의 시세 입력 및 자체 검증을 거쳐 통계를 내고 있다.
이번 7월 통계는 지난 달부터 시행된 ‘6.27 대출규제’를 시행한 후 처음 나타난 월간 아파트 가격 수치라 더욱 관심이 쏠렸다. 앞서 전문가들은 소득이나 담보 가치에 무관하게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규제하면서, 규제의 직접 영향을 받는 서울 지역의 거래 수가 급감하고 집값이 하락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수는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2234건으로 지난달 1만1807건보다 81.1% 감소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출규제가 시행된 후 매매가격 12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다 영향을 받고 있긴 하다”며 “하지만 5분위 이상, 고가 주택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자산 여력이 되는 사람들만 거래되고 서울 주요 지역의 진입장벽은 이미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서 전국의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가격 차를 의미하는 5분위 배율 역시 통계 이래 사상 최고치인 12배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하위 20%(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이제 전국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격차는 하위 20% 아파트 12채를 매입할 돈이 있어야 상위 아파트 1채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벌어졌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또 고착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해결책은 정비사업 등을 통해 수요가 있는 지역의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