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타임즈 = 이효주 기자 |
미국이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유럽연합(EU), 일본 등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면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45%포인트(p) 끌어내릴 것이라고 한국은행은 분석했는데 내년 영향은 더 암울하다.
한은은 11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9월)에 수록된 ‘미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은은 미국이 주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금융, 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한은은 “3가지 경로가 모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관세 인상이 없었을 경우에 비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45%p, 0.60%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먼저 무역 경로부터 살펴보면, 이는 미국의 관세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는 데에 따른 경로다. 한은은 무역 경로가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 0.23%p, 0.34%p 낮출 것이라고 봤다. 대미 수출 비중이 크고 관세율이 높은 금속, 자동차, 기계 등의 업종에서 수출 감소의 영향이 컸다.
금융 경로는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물가 상승 압력이 미국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주면서 금융여건 완화가 지연되는 경로다. 한은은 이런 금융 경로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차례로 0.09%p, 0.10%p 끌어내릴 것이라고 봤다.
불확실성 경로는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경로로, 이에 따른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0.13%p, 0.16%p다.
다만 미국의 관세 정책은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다. 공급망 교란과 원·달러 환율의 상승 등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지만, 국내외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의 하락이 더 크게 영향을 미쳐서다. 한은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를 각 0.15%p, 0.25%p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은 관세가 점차 전가되며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은 대미 철강, 자동차 부품 수출을 중심으로 (미 관세 정책의)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